겨울이 오면 동면하는 습관에 접어든다.
휴식기, 재충전의 시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조금 사치 스럽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매년 두달 정도는 그런식으로 나태하게 지낸다.
사실 변명을 하자면 할말이 많지만
그런 것은 나에게만 중요한 것일 뿐이다.
원래 사시사철 그런 패턴으로 살기도 하지만
유독 겨울에 낮과 밤을 심하게 뒤집어 사는 이유는
아프기 때문이다.
그때쯤이면.
“건강하기 위해서 바른 생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말에
내 사이클에 잘 안 맞는 다는 말로 대충 얼버무리지만
사실은 아프기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결국 아프다 지치고 아픈 것이 익숙해져 느껴지지 않을 때
몰려 오는 잠에 의지해 잠드는 습관 때문이다.
결국 남들이 일어나 하루일을 시작하는 시간에야 잠이 든다.
깨는 시간또한 아픔이 밀려와 느껴질 때 쯤이다.
겨울에 많이 아픈 이유는
여름을 건강하게 지내지 못한 때문이다.
여름에 건강하기 지내지 못하는 것은
원래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바뀌기 전에는 나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지만
왜 그러지 못하는 것인지.
반복하는 불량한 습관과 아픔과 태생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고치지 못하겠다.
뒤집힌 것을 거꾸로 해 보려고
몇날 몇일을 잠들어 보지만
계속해서 잠들기만 할 뿐이다.
동면하는 것 처럼 말이다.
슬슬 잠자는 것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뭔가 잊어버리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큰 유혹 중의 하나다.
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걱정조차 하지 않게 된다.
평생을 이렇게 해 왔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