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탑의 종소리
우리나라에서는 듣기 힘들다.
가끔 빌딩들이 줄지어 서 있는
허세 가득한 금융가의 커다란 건물앞에서나
아니면 놀이공원에 악세사리 처럼 만들어진 종에서나는
인조음을 들을 수 있을 뿐이니까.
비슷한 모양이라고 하면 결국
오래된 레일스테이션에나 장식처럼 간혹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아주 오래전에 시계가 귀했던 시절
시간을 맞춰 열차를 놓치지 않고 떠나야 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배려로 만들어진 것 말이다.
시계를 만들어서 시간이 지나감을 걱정하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다.
그렇게 삶에 집착하는 동물도
인간 밖에 없다.
그래도 인간이 원래 그런것이라서
바라볼 때만이라도 즐겁기 위해서
그래서라도 모양은 아름다워야 한다.
우리는 시간이 뭔지도 모르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지만
저런 시계의 모양은 한없이 멋져야 하고
바늘을 돌리는 톱니바퀴의 바쁜 움직임은
경외롭게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