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을 꼬박 잠들었다 깨어나서
내 몸에서 땀, 악몽, 분노같은 것들의 냄새가 난다.
썪어가는 나를 구더기 처럼 빨아먹고 사는 가족들과
미안함같은 것 따위 한줌도 보이지 않는 그들을 볼 때 마다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그들을 죽여버리고 싶어하는
내 본능은 자주 꿈을 악몽으로 만들고
오랜 시간 잠들어서 깨어나서도
그 분노의 여운으로
나를 개운치 않게 한다.
깨어나지 말았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늘 따라오지만
그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죽여버려야 할 것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들이고
나를 인생이라는 울타리에 가둬놓고
편안케 하지 못하고
홀가분하게 사라지지 못하도록 하는 것들도
그것들이다.
일평생을 그것들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미 놓아버렸어야 할 삶따위는
그것들에 대한 분노로 지탱하고 있을 뿐이지만
간악하고 간교한 그것들은
여전히 점점 더해가는
추악한 짓으로
나를 더 썪어가게만 한다.
그것이 내게는 가족이라는 더러운 말에 대한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