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b side, it will be my home

실패한 그대.
패배자인 그대.
그리고 또한 그리 다르지 않은 나.

우리는 그대로 묻히는게 좋다.
묻혀야 할 때. 그 때.

젠체하며,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늘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늘 현학적이고 우월한 내가
가장 빼어날 것이라고 믿지만
그것은 거짓말
스스로에게까지 하는 또 한 번의 비열한 거짓말.

어쩌면,
이기고 패배하는 것은
생각보다 또는 생각하지 않는 것 보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대로 묻혀도 좋을 것이다.
때가 되었던 아니던.

하지못한 것들,
이루지 못한 것들,
갚지 못한 앙갚음,
때문에…
미련이 남는다면,

또는 다 포기하고도,
그래도 무언가 억울하다면,
그래도 잡고 싶은 한가닥의 어떤 희망이라도 필요하다면,
건원릉 가는 길에 묻히기를 원했던 누군가 처럼,

그렇게 내 미련을 생각해 줄 사람곁에,
또는 내 미련을 보아줄 누군가를 위해서
죽어서라도 머물자.
원하는 곳에.

어차피 나는 이 생을 끝내면
그리 오래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대 또한.
그렇게 까지 오래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미련을 남겨두고.
그대로 묻히자.
어차피 그것은 그대의 것은 아니었다.

Author: deja-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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