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에 가게 되는 것은
본인의 의지 따위와는 상관 없을 때가 많다.
그냥 잘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되 버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떠밀려 가게 되었어도
그곳에서 보는 것은
그냥 그곳이 끝인 마지막이다.
두렵기 보다는
그렇게 되어온 현실이 원망스럽게 되어진다.
원망은 스스로에게라고 하지만
누군들 그렇게 되겠는가.
사람이란
운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사실
그 끝에서는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된다.
단지 그 곳에서는
남은 것들의 모든 정리만이 있다.
끝이라는 것은
그저 끝이고
돌아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니까.
우여곡절끝에
그곳에서 돌아오게 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
결코 신기한 것도 아니고
새롭게 생겨난 것도 아니고
그냥 관심없던 것들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어쩌면
내게는
그것들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빛을 바로 바라보는 곳에서도 보여지는
옅은 쉐이드 같은 것이다.
원래부터 잘 보려하지 않았던 것을
내 뜻과는 상관없이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이고
그것은 늘 내게 좋은 것이 아니다.
불행을 만들 뿐이다.
누군가에는 쉽게 보여질 만큼
무작정 끝까지 가기를 원했던 사람이
돌아와서는 결국 가져야 하는
죄의 대가인 것이다.
쇠사슬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돌아오지 말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때 그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