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아직 안 졌던가?”
길을 걷다가 무심히 바라본 바닥에 색색의 낙엽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가을은 바람과 낙엽 그리고 긴 코트 자락을 나풀거리며 걷는 즐거움이 있다.
늘 회색과 녹색에 번잡한 간판들의 어지러운 색의 길가에
모처럼 울긋불긋한 여러 색이 흩어져서 무질서한 색의 섞임을 볼 수 있는 계절이다.
그리고 코트 자락을 스치고 달려 지나가는 바람에게서 느껴지는 쓸쓸함도 있다.
이 가을을 나는 몇 번을 지나 왔고
이제 몇 번을 더 지날 수 있을까?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란 단풍잎들을 보면서
커피 한 모금
담배 한 모금
한 숨 한 번
그리고 많은 생각들
그리고 또 어쨌든 언제나 마지막에 하는 생각
겨울은 이제 곧 올 것이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