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cia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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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길 건너 아카시나나무 집 아이가 살았었다.
몇 번 보았지만 지금은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관심이 없었던 것이 맞을 것이다.

이름은.
그런것 따위.
나는 당연히 모른다.

너댓살 무렵의 내가.

차에 치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다.
소문일 뿐인지도 모른다.
비록 그 소문 뒤로 그 아이를 본적은 없지만.
모든 것은 들었을 뿐
내가 본 것은 아니기에.

그리고. 또.
또 다시 미안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은 사실 그 아이가 아니다.
그 아이가 살았던
아카시나 꽃잎 예쁜게 날려 떨어지던
그 아름다운 집이다.
그저 그림속. 환상속에서만
완성될 수 있을것 같은 그런 집이었다.
또 미안하지만.
그 죽어버린 아이는
그 아카시아집의 기억과 함께 딸려 오는
쓸데 없이 언짢은 버리지 못하는 기억일 뿐이다.

그래도.
그 딸려 오는 기억에게도
작은 미안한 마음에
그 집을 기억하면서도
그런 아이가 있었음을 함께 그냥 기억해주곤 한다.
어쩌면 덤같은 것인지도,
어쩌면 비껴가는 측은함의 일부분인지도,
어쩌면 그대로 기억하기에는 너무 가슴 아파서일지도.
아니면 아카시아집을 아름답게 기억하는데
방해가 되어서 다시는 기억나지 말라고 하는 것인지도.
습관인지도.

누군가도 나를.
그렇게 어떤 기억나는 것과 함께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꼭 기억하고 싶은 것에
딸려 남아 있는 필요 없는 기억으로라도 말이다.
그런것이 누군가에게 있다면 말이다.
혹시 있다면 말이다.

그렇게라도. 비록 언짢은 것일지라도.

Author: deja-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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