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틀에서 일어난 작은 사고였다.
그저 정말 작은 사고 였다.
그것은 나의 잘못이 명백히 아니었고
뉘우치고 반성해야 할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작은 사고가 나에게 끼친 영향은
두고두고 내 인생에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나의 잘못도 아닌 것으로 인해
가난한 어머니는 제법 잘사는 동네 어머니들에게 뭇한 핍박을 들어야 했고
그들은 더럽고 추악하고 일방적인 왜곡의 잣대로
우리를 궁지로 몰아 넣었다.
마녀사냥같은 것이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나는
수 십번을 허리 굽혀 잘못했음을 어머니와 함께 억지로 시인했어야 했다.
어째서?
가난했기 때문에?
그것은 내가 다섯살에 겪은 생애 최초의 억울함이었고
다수의 추악하고 가진자들의 더러운 횡포였다.
많은 세월이 훌쩍 지난 이 시간에도
나는 결코 그것을 잊지 않고 있으며
아직도 그들이 지옥에 빠져
그 더러움을 씻을때까지
고통받고
그러고도 그곳에서 나오지 못했으면 하고 바란다.
가난이 지독하게도 재수 없는 것임을 뼛속깊이 새겼으며
다수의 가진자들의 어거지에는
없는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너무도 어린 나이에
겪고 말았다.
그 나이에는 그런것 따위는 알지 않아도 되는데.
그 아이가 왜 거짓을 말했는지 모르겠다.
아니 알고 싶지않다.
더러운 자손의 아이이니
태어날 때 부터 뼈속까지 더러웠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겠다.
어쨌든 나는
그 아이와 다시는 마주하지 않았고
그 후로는
나는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비난할지 모르겠다.
무수히 지난 세월 뒤에도
옜일에 대한 심한 짐착이거나 편협한 생각이 아닌가를.
아니라고 말하겠다.
그래서.
걷어치우라고 말하겠다.
나는
그 일의 뒤로도
살아오면서도 그와 같은 이들을 너무도 많이 봐왔고 겪었다.
그래서.
그대들이 나를 비난하고 힐난한다면.
말하고 싶다.
대부분 내게 그런 비난을 하는 이들은
그런 일을 행했던 이들이었거나 행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모습과 상황을 바꿔가며 늘 내 주변에 존재하며
세월이 지남에도
변한 것이 없었다.
늘 한결같이 치졸했다.
가증스럽지 아니한가?
내 죽어서 지옥에 가더라도
신이 있다면
신에게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존재감이 없고 공평함이 없는 신이라면
구더기보다 못한 것이라고.
그래
그래서 무한한 힘을 가진 그 신이
불구덩이에 나를 쳐넣고 반성을 강요한다면.
지옥불에서 끝까지 남아
결국 그 무능한 신을
지옥까지 끌어 올 것이다.
두렵지 않다.
신성으로의 도전에 대한 나의 반성을 원한다면
먼저 내게 행한 불공평한 것을 내게 변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