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 strawberry

선산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
선산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내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실은 제대로 선산으로 가는 길 끝까지 가 본적은 없다.

그저 어린 나이에
그저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골짜기를 지나
길도 잘 모르는 곳을
탐험하는 기분을 내며
산을 넘어 넘어 넘어 또 넘어 헤쳐가기에는
끝이 보이지 않은 너무 먼 곳이기도 했다.

그곳으로 가고자 하는 이유.
사실은
선산에 묻혀 있을 할아버지들의 묘지들 보다는
가는 길에
먹을 수 있는
머루랑 다래랑 산딸기가
목적이었을 것이다.

언제나
가는 도중에 항상 돌아왔었고
언제나
중요했던 것은
돌아와서 아궁이에 구워 먹을
고구마 몇 개를 캐오는 것이었다.
사실은 원래 목적이 그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처마끝에 앉아 고구마를 먹으며
지나친 피로로 나른해진 몸을 처마기둥에 기대고는
멍하니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마당에서 보이는 저 멀리 앞산을 바라보며.
상상하기를.
저 산 너머에도 산딸기, 머루, 다래가 있을 것이다.

분명 있을 것이다.
없어도 좋다.
내일은 저 산에도 갔다 올 것이라 생각한다.
산딸기, 머루, 다래가 없어도.
오는 길에 캐 올 고구마 몇개면 충분하다.

그것으로도
분명히
충분하다.

그것이 만족이다.

Author: deja-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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