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Y의 얘기를 전에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의 글타래에 다른 Y가 여러 번 등장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초승달 모양의 눈웃음이 아주 예뻤던 그 Y를 말하는 것이다.
그 아이에 대해서 또 얘기한다고 해도 괜찮다.
Y의 기억은 내게 너무 소중하니까.
Y는 김씨 성의 YJ라는 이니셜이었는데
Y의 이름에서 마지막 음절이 뭐였는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나는 어릴적에 소학교를 여러 번 옮겨기 때문에
소학교 친구들은 이름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Y와 함께 J라는 아이를 함께 기억하는 것은
그 여자아이들이 예뻤기 때문이다.
여기서 결말이 좋지 않았던 J의 얘기는 하지 않겠다.
지금은 Y가 생각났으니까
그 아이의 생각만 계속할 참이다.
Y의 눈웃음이 아주 예뻤다.
유난히 웃는 얼굴로 나에게 장난을 잘 쳐주고
나도 그 아이에 장난을 잘 쳤다.
장난이라는 것이 그저
서로 손으로 서로 팔을 만지고
등을 만지고 옆구리를 만지고
그리고 서로를 잡으려 운동장을 돌아다니고
그런 것 말이다.
오래된 신파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서로를 잡으로 다니며 왔다갔다하는 그런 장난
Y의 생각을 할 때면
항상 Y의 초승달같은 눈웃음이 생각난다.
그렇게 웃는 사람을
내가 그때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것이 예쁜웃음이라는 것을
나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 아이가 나를 좋아했기 때문에?
내가 그 아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것이
나를 좋아하는 웃음이라는 것을
나는 어떻게 알았을까?
Y가 말하는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 한마디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소풍날 수건돌리기를 했을 때
딱 한 번 Y에게
수건을 주었을 뿐.
어째서
Y의 말하는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까?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닐텐데.
말하지 않아도 알았을까?
돌아간다면
Y에게 물어보고 싶다.
“나 너 좋아해”
“너도 나 좋아해?”
유치하지만
다시 그 유치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