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그렇게 된다고 들었었다.
그렇게 꼭 믿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것 같았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이제는 여러가지를 할 수 없어
바라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선택은 더 어려워지고
시작도 더 어려워진다.
이제 같은 것.
비슷한 것.
그런 것을 다시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짧고 또 짧아진다.
인간의 적응은 그런 것인가 보다.
스스로가 적응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적응되게 해 준다.
끝을 위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암시해 주는.
스스로를 위한 작은 안전장치이다.
더 짧아지니까 더 아껴 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살아서 그런지
조금은 더 낭비하며 살고도 싶다.
하지만
이제는 더 그러지도 못한다.
그저 바랬던 것을 몇 개 더 해보고
해 보려고 노력하고.
그러다가
그렇게 끝날 것이다.